1. 같은 기숙사에 사는 형을 설득해서 메이웨더와 맥그리거의 경기를 보러 갔다. Harlem에 있는 한 음식점에서 경기를 관람하게 되었는데 장소가 장소인 만큼 90% 이상의 사람들이 흑인이었다. 이들 사이에서 메이웨더의 인기는 압도적이었고, 개인적으로 맥그리거를 응원하던 나는 Harlem에서 비참한 최후를 맞지 않기 위해 속으로 응원할 수밖에 없었다.

 

 

 

 

2. 경기 내용은 괜찮았다. 지난번에 했었던 메이웨더와 파퀴아오의 경기보다 훨씬 더 공격적이고 흥미진진했다. 특히 처음 세 라운드까지는 맥그리거가 조금 앞서는 모습을 보였는데, 이는 메이웨더의 작전이었던 것으로 보였다. 맥그리거가 활동하는 UFC는 경기 시간이 25분인 반면, 복싱은 36분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라운드가 지속될수록 경기는 맥그리거에게 불리할 터였다. 아니나 다를까, 5 라운드 정도가 되자 맥그리거의 호흡이 가빠진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메이웨더는 입을 다문 채로 서 있었고, 맥그리거는 거칠게 주변의 공기를 빨아들이고 있었다.

 

 

 

3. 결국 10 라운드에 메이웨더의 TKO로 경기가 끝났다. 경기가 끝나기 직전, 맥그리거가 다운을 당할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심판이 일찍 말려서 팬들 앞에서 쓰러지는 모습은 피할 수 있었다.

 

 

 

4. 사실 이 글을 쓴 목적이기도 하다. 패배를 한 맥그리거의 인터뷰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는 패배에 초연했고, 인터뷰에서도 말을 너무 길게 했다. 정말 승리를 원한 사람이었으면 패배가 굉장히 아쉽고 말 수도 더 적었어야 했다. 그는 마치 패배를 준비한 사람처럼 인터뷰에 임했다. 아마 UFC에서는 상상도 하지 못하던 금액인 300억 원을 벌어들이면서 집념이 약해졌기 때문이리라. 뭐 이해할 수 있는 일이지만 앞으로의 행보는 별 기대가 되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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