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 Barclays에서 Quant Trader 최종 면접을 보았다. 나는 요즘 데이터 공부를 하고 있어서 아무데도 지원을 하지 않고 있는데 팀에서 내 이력서를 보고 먼저 연락이 왔었다. 별 생각없이 1차, 2차 면접을 보고 반응이 좋아서 오늘 최종 면접을 보고는 집에 왔다.



2. 워낙 이력서도 많이 떨어지고, 또 면접에서도 많이 떨어져서 최대한 결과에 연연하지 않으려고 했었지만 막상 최종 면접을 가니 기대가 된 것이 사실이다. Barclays Quant Trader면 금융공학을 전공하고 갈 수 있는 포지션들 중 제일 좋은 편에 속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상대방 측에서 먼저 연락이 온 거라 은연중에 기대가 컸던 것 같다. (왜 가만히 있는 사람 마음을 들쑤셔 놓는지..)



3. 결과적으로 면접을 끝나고는 불합격 이야기를 들었다. 마지막 면접에서 한 Trader가 금융공학, 특히 옵션에 관한 문제를 엄청 많이 물어봤는데 최근 데이터 공부만 하는 나로서는 별로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다. 개인적으로도 금융공학에 큰 관심이 없는지라 학교를 다닐 때에도 그렇게 눈여겨 보지 않았던 부분이었다. 금융공학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았던 내 업보에 대한 당연한 결과라는 생각이 들었다.



4. 실패, 실패, 실패, 실패, 실패, 실패, 실패, 실패, 그리고 또 실패만 겪고 있다. 단 하나면 되는데. 한 회사에서만 나를 인정해주면 거기서부터 다시 쌓아가면 되는데 그 기회가 쉽게 오질 않는다. 작년에 면접에서 많이 떨어지고, 연애도 잘 안풀려서 자존감이 떨어질 대로 떨어졌다고 생각했는데 더 바닥을 향해 가고 있다.



5. 미국에 와서 이것저것 잘 풀리지 않으면서 패배의식이 생기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을 만나기도 귀찮고, 만나더라도 자신감도 없어지고 있다. 한편으로는 내 분수를 알아가고, 내 이상과 현실 사이의 괴리가 줄어간다는 점에서 좋기는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처음 미국에 왔을 때의 초심을 잃어가는 것 같아서 씁쓸하다. 



6. 여튼, 빨리 가다듬고 다시 원래 하고 있던 데이터 공부를 잘 마무리 해야겠다. 언젠가 이 글을 보고 '저랬을 때도 있었지'라고 회상하는 날이 왔으면. 무슨 일이 있어도 포기만은 말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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