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8] 사업실패 이유
1. 최근 사업이 왜 실패했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그리고 내린 결론은, 내가 하던 사업은 언젠가는 실패할 것이 자명했다는 점이다. 조금 더 정확히 표현하면 나는 실패를 할 때까지 멈추지 않았었을 것 같다.
2.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욕심이었다. 사업을 시작할 때는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하자고 생각했으나, 처음 일 년 만에 생각보다 운영이 잘 되어서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도를 넘게 되었다. 당시에 가까운 지인들이 리스크관리를 해야 한다고 조언을 해주었으나, 마음속에 일어난 교만으로 인해 그러한 이야기가 내게 들리지 않았다. 지금 생각하면 참 고마운 조언이었다. 욕심으로 인해 판단이 흐려지자 투자 규모가 무모할 정도로 커지게 되었고, 이것이 큰 손실로 이어진 것은 필연이었다.
3. 사업 목표가 명확하지 않았다. 마음속에 세 가지 정도의 경우를 염두에 두고 있었는데, 1) 투자 성과를 만들어 미국의 투자회사와 연결하는 것, 2) 투자 성과를 만들어 한국의 투자회사와 연결하는 것, 3) 동업을 통해 회사를 키워나가는 것의 세 가지다. 이 중, 한 가지 목표에 집중했으면 사업을 훨씬 더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었을 텐데, 여러 목표를 어중간하게 설정해서 이도 저도 아니게 되었다.
4. 내 스스로와 금융상품에 대한 이해의 부족이다. 내가 투자에 전념하며 알게 된 사실은, 나는 최소 일이 년의 장기적인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본다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고 보면 내가 예측한 상황이 들어맞는 일이 많았다. 다만, 그 예측이 실현될 때까지 충분한 유동성이 받쳐주어야 하는데 레버리지를 기반으로 하는 선물투자를 하다 보니 미리 자금이 바닥나고는 했다. 즉, 파생상품을 통해 투자하는 것보다는 주식, 채권, 통화, 부동산, ETF 등의 기초자산에 투자하는 것이 내 성향에 더 맞았을 것 같다.
5.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만들기 전에 사업에 올인한 것이다. 적은 돈이라도 꾸준히 들어오는 수입이 있으면 심리적인 안정감이 생겼을 텐데, 내 수입이 전적으로 사업의 성과에 결정되니 심리적으로 초조해진 부분이 있었다. 혹은 큰돈이 생겼을 때, 그중 일부는 사업이 실패할 경우를 대비해 저축으로 빼두었어야 했다.
6. 이 외에도 아쉬운 실수들이 있었다. 다만, 원하는 일을 실컷 해보았기에 사업을 시작한 것에 대해서는 조금의 후회도 없고 마음은 훨씬 자유로워졌다.